24 April 2015

최근 한 달 전부터 해안가를 따라 30분 정도 자전거 타고 도서관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맥북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디지털 자료실에서 가끔 딴짓하기도 하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책을 빌릴 수 있는 도서관이 시내에 한 군데 밖에 없어 안갈래야 안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보면서 주변에 무슨 공부하는지 무슨 책을 읽는지 무슨 대화를 하는지 슬쩍슬쩍 듣거나 보곤 합니다. 그때마다 대다수가 인강을 듣거나 공무원 시험 문제를 풀거나 취업 이야기를 하는 것을 바람결에 무심 듣습니다. 이 외에 다른 공부하시는 분들은 손에 꼽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교 때 토익 공부한답시고 도서관 가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점수는.. 알면 다치는 수준입니다.. 여튼 처음에는 아~ 그런가 보다 라고 넘겼지만 그런 광경을 보다 보니 ‘내가 이렇게 공부하는 게 맞는 건가? 나도 저렇게 토익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해야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도 들면서 조금씩 조급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취업이 안된다면 나도 저렇게 해야 되는가?’, ‘고향에 정착하려면 저 길 말고는 없는 건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윗분들이나 지인들에게 ‘고향에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고 물어보았지만, 대답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도시의 태생 자체가 군사도시이고 기업이 없다 보니 근처 도시로 돈을 벌러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인근 도시에서도 직장을 구한다면 구할 수 있긴 하지만 이전에 일하던 환경과 다르고 사실상 하지 않느니 못하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이유는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원한 기업들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도록 노력을 하지만 만약 ‘지원했던 곳들에서 서류조차 통과 못 하고 불합격이라고 결과가 나왔다면? 구직기간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이라면 지금껏 공부했던 모든 것을 날리고 주변에서 하는 것처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여기에서 저 혼자 다르게 살고 있다고 생각이 들곤 합니다. 부모님 지인분들의 이야기나 제 지인들의 이야기 들으면 들을수록 말이죠. 다들 시험 준비한다고 하고 독서실 또는 도서관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있는데 반면, 저는 ‘오늘은 이걸 공부해볼까? 저걸 공부해볼까? 저거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삶 자체가 너무 다르니까요. 그래서 부모님께는 저나 동생의 경우를 가지고 일반화하시면 안된다고 말씀드리기도 합니다.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이 길을 끝내고 다른 길로 가거나 계속 갈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 어떻게 살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재미있어서 꾸준히 공부하고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